두 번의 깨달음

신아름(이하 신): 안녕하세요, 우진 님. 재미있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우진(이하 김): 개발과 맥주를 사랑하는 김우진이라고 합니다.

: 그게 최선인가요?

: 넵.

: 이걸론 부족합니다. 좀 더 해보세요.

: 저 왼손잡이입니다.

: (…)

: 최선을 다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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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에 맥주를 좋아하는 Lab80의 개발자의 리즈 시절

: 본격적으로 우진 님을 탐구해보죠. Lab80에 입사하기 전에 무슨 일을 하셨나요?

: 학생이었어요. NEXT에 다녔습니다.

: 듣기에는 NEXT 전에 한양대에 다녔다고.

: 아. 경희대에도 다녔어요.

: ??

: 탱자탱자 놀다가 천지신명님께 기도를 하고 수능을 봐서 점수에 맞춰 경희대 자율전공학부를 갔죠. 하지만 생각했던 것과 너무달라 한 학기도 다 마치지 않고 자퇴를 했어요. 재수를 했죠. 부모님의 반대가 거셌는데, 아버지께 의대에 진학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수능을 다시 보게 됐어요. 이번엔 꽤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의대를 갈 정도는 안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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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의전에 진학할 생각으로 한양대에 자연과학부에 들어갔죠.

: 그래서 언제 NEXT에 가나요?

: 이제 곧 갑니다. 거기 가기 전에 일단 군대를 갔어요.

: (…)

: 군대에서 진지하게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면 행복할지에 대해서 고민했어요. 저에게는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어요. 사실 어려서부터 컴퓨터를 정말 좋아했거든요. 근데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면서 생각해보니까, 그 사실을 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더라구요.

: 근데 왜 의대에 가려고 했나요?

: 그때는 일단 부모님의 동의도 얻어야 했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계속 그 진로를 말씀하시니까 어느 정도는 세뇌 된 것도 있었어요. 그래도 그 당시엔 진짜 가고 싶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실제로 대학에 와보니 학교에서 배우는 게 제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끼고 거기서 재미를 많이 못 느꼈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학교를 자퇴하고 NEXT에 가겠다고 말씀드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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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깨달음을 얻었던 군대 시절의 김우진

: 부모님이 꽤 충격을 받으셨겠네요.

: 네.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해요. 모처럼 가족끼리 한우를 먹으러 간 날이었어요. 불판에서 지글지글 쇠고기가 맛있게 잘 익고 있었어요. 제가 말씀드릴 타이밍을 재다가, 아버지가 상추와 깻잎 위에 고기 한 점을 올리고 막 맛있게 드시려는 찰나에 NEXT에 진학하기 위해 학교를 자퇴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 아버님이 뭐라고 하시던가요?

: 불판이 많이 뜨거웠는지, 얼굴이 빨개지시더라구요. 그리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안 된다고 하셨죠.

: 반대하실 걸 이미 예상하고 계셨죠?

: 네. 그렇죠. 그리고 ‘아버지가 반대하든 찬성하든 갈거다!’라고 쐐기를 박았죠. 그때 좀 무례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버지가 기분이 많이 상하셔서 손에 있던 쌈을 내팽개치고 자리를 박차고 집으로 가셨어요.

: 고기는?

: 제가 잘 먹었죠. 여튼 NEXT에 간 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완전 새로운 세상이었어요. 제가 그리던 이상적인 학교생활과 완벽하게 부합했어요. 아름다운 공간에서 사람들과 꾸밈 없이 소통하고 많은 걸 배웠죠.

: 식사가 끝날때 쯤 말씀드렸어도 괜찮았을텐데, 고기가 아깝잖아요.

: 고기에 집착하시네요. 언제 한번 같이 먹으러 가요. 그리고 그때 고기는 한 점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었어요.

Lab80에서 개발자로의 삶을 시작하다.

: Lab80에 지원한 이유는 뭔가요?

: 스택이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NEXT에 있을 때 Java를 싫어했었어요. 일단은 Java로 코드를 짜려고 eclipse를 켜는데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고, 서버를 띄우려고 여러가지 개발 환경을 세팅하면서도 하루 종일 걸릴 정도로 복잡하고 예상에 빗나갈 때도 너무 많고 심플하지 않은 것 같았어요. 그리고 node.js를 그냥 재미삼아 해봤는데 코드 세 줄로 웹 서버를 띄울 때 이거구나 싶었죠. 그래서 Node.js나 Angular.js를 사용해서 이것저것 만들어 봤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이곳 스택을 보고 여기에 취직하면 일단 적어도 Java는 안 해도 될 것 같고, 제가 재밌는 걸 진짜 많이 하겠다 싶었죠. 아! 그리고 지원하기 전에 Meteor를 시험 삼아 해봤는데 그곳은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더라구요. 그것도 큰 지원동기가 됐죠.

[Lab80의 스택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택만 보고 지원한 건가요?

: 그건 아니죠. B2C 서비스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유저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싶었거든요. 제가 구현한 기능을 유저가 사용하는 걸 볼때 굉장히 뿌듯해요. 요새 헬로머니 사용자들로부터 개선 사항을 요청하는 이메일이 많이 오고 있어요. 유저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니 개발하는데 동기 부여가 잘 되더라구요.

: 정말로요? 그럼 앞으로 고객 서비스도 직접 해보시면 어떨까요? 동기부여가 팍팍 될 텐데!

: (…)

: 우진 님과 실시간으로 유저로부터의 피드백 메일을 읽는 영광을 나누고 싶어요.

: 제가 까막눈이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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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Money는 사랑과 관심을 팍팍! 받고 있습니다.

: Lab80에 뽑히신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가성비가 좋아서 뽑히지 않았을까요?

: (…) 본인이 코딩을 잘한다고 생각하시나요?

: (단호) 같은 가격에선 단연 으뜸이죠.

: 주변에서 변태적인 성향을 가진 개발자라고 하던데.

: (단호) 아닙니다.

: 최근에 개발을 하면서 뿌듯했던 적은 언제인가요?

: 과거의 제가 현재의 저를 도와줄 때요.

: ??

: 최근 헬로머니에 포트폴리오 목록을 쉽게 업로드하고 다운로드하는 기능을 추가했잖아요. 과거에 저는 이 기능들이 서비스에 곧 추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그래서 이를 염두에 두고 코드를 짜왔죠. 이번에 CSV 파일을 업로드하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과거의 저와 이야기하는 기분으로 재밌게 코드를 짰어요. 뭐 만들라고 하는데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면 그냥 포기하고 치킨이나 먹고 싶은데, 이렇게 진도가 쭉쭉 나가면 재미있죠.

: 결국 본인이 잘 했다는 거군요.

: 당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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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의 우진 님이 협업하신 위대한 결과물 오오!

: 앞으로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김: 제가 하는 생각이나 제가 만드는 서비스가 여러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런 생각들을 공유하고 그런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헬로머니가 좋은 선택이었어요. 많이 배워서 많은 연장을 갖추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가끔은 빡세게 가끔은 널널하게 재미있는 걸 개발하면서 사는 개발자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호호호호!

: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