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여름 개발자 인턴으로 함께했던 송호원님의 후기입니다.

Lab80의 문을 두드리다

나는 개발자로서의 첫 걸음을 Lab80에서 뗐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유니콘 목장” 이라는 발표를 접하고 기원 님에게 페이스북으로 연락한게 인연이 되어 일을 시작했는데, 나로서는 과감한 결정이었다.

이름도 생소하고 공동창업자 두 명에 정직원 한 명의 초소형 스타트업인 Lab80에서 일을 시작한 이유는 바로 두 가지였다. 하나는 마이클 바로 옆에서 코딩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실리콘 밸리에서 Exit을 해 본 개발자와 이렇게 가까이서 일할 수 있는 경험은 한국에서는 거의 전무후무 한 기회였다. 다른 이유는 기원 님의 발표를 보고 가슴이 떨렸기 때문이다. 기원 님의 “한국에는 인재가 없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도발적인 주장이 날 사로잡았다. 한국에는 인재가 없다는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그렇게 홍대에 있는 Lab80 사무실에서 일을 시작했다. 웹개발을 독학으로 배웠던 나는 헬로머니 코드를 바로 쓰기에는 아는게 한참 모자랐다. 이렇게 작은 팀에서 굼뜨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즉시 가기 때문에 더 열심히 마이클에게 개발을 배웠다.

특히 페어 프로그래밍을 할 때면 실력이 금방 드러나는데 계속해서 초보 개발자 티를 내고싶지 않았다. 엉켜진 스파게티면 같았던 내 코드가 수 많은 코드 리뷰를 통해 올바르게 모양이 잡히기 시작했다. 어렵기만 했었던 디버깅도 점점 수월해졌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는 브레이크 포인트 거는 법도 몰랐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5주

그렇게 몇 주를 바쁘게 보내고 샌프란시스코로 사무실을 옮겼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하루 하루가 나에게는 정말 소중했다. 날 믿고 미국으로 데리고 와준 팀에도 보답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는 이 곳에서 최대한 많이 ‘해 먹고’가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에 있을때보다 더 열심히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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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낮과 밤

릴리즈 일정을 맞추기 위해 촘촘히 짜여진 개발 일정을 소화해냈고, 틈틈히 Bay area의 개발자들도 만났다. 팔란티어에서 해커톤도 참가해보고, 지역에 내 나이 또래 개발자들이 다 모여 있는 파티도 갔다. 같은 팀원인 준희 님과 이곳저곳을 겁도 없이 돌아다녔는데, 지금 생각하면 새벽에 샌프란시스코를 걸어서 돌아다닌건 정말 미친 짓이었다. 친구와 함께 한밤중에 Twin Peaks에 가서 샌프란시스코를 내려다 보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나의 인턴쉽 공식 일정은 Lab80와 헬로머니를 소개하는 발표 겸 파티에 참석하는 것으로 끝났다. (그 뒤에 다 같이 Lake Tahoe로 또 놀러간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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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e Tahoe tip after the internship

짧은 기간이었지만 Lab80에서 일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마이클과 일하면서 backend, frontend, auto-build integration, deployment까지 stack의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볼 수 있었다. 또, 곁눈질로 기원님께 design process, attention to detail, user experience 노하우도 조금씩 몰래 습득했다.

하지만 내가 Lab80에서 얻은 가장 크고 소중한 경험은 실력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같은 꿈을 꾼 그 순간 자체이다. 지금 내가 만드는 Hello Money가 정직하고 유용한 금융 정보를 사람들에게 제공하기를 그래서 유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기를 진정으로 바라면서 개발에 몰두했다.

(2014 샌프란시스코 출장 요약에서 송호원 님의 생생한 인턴 체험기를 더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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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at the Lake Tahoe house

인턴쉽 이후

Lab80 인턴쉽을 마치고 나는 학교로 돌아갔다. Lab80에서의 개발 경험이 학교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2015년 올해 여름에는 Yammer와 Goldman Sachs에서 인터쉽 오퍼를 받았는데, Yammer로 가기로 결정했다. Lab80에서 다루었던 Jasmine, Backbone, Jenkins 등의 tech stack과 기원 님과 일하면서 쌓았던 디자이너와 협업 경험 등이 Yammer에서 일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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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ing my career at the end of the Yammer internship

내 공식적인 개발자 경력을 Lab80에서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있어서 천운이었다. 최고의 경험을 통해 지금의 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팀원들에게 이 글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다시 한 번 전한다.

도전정신과 스태미나의 화신

아니 저렇게 점잖은 글을 쓰다니! 경악스럽군요. 미국에서 고등학교 나온 모범생 사투리!! 흐흐.

짐작하신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호원님이 바로 <Lab80 채용 인터뷰를 준비하는 법> 이라는 글의 당사자입니다. 전혀 인맥 없이 스스로를 소개해온 경우인데, 미국에서 컴퓨터 공학 학부 공부를 해온 것 뿐 아니라 도전정신이 정말 강한 분이었습니다. 이미 친구들과 함께 영작 에세이 첨삭지도 스타트업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데다가 금융회사에서 인턴을 한 적도 있어서 여러모로 우리 팀을 이해할 수 있는 적격자였습니다.

물론 아직 학부생이었고, 위에 본인이 쓴대로 개발 자체에 대한 경험은 적었습니다. 그러나 채용과정의 일부로 알파 테스트를 해 보니 개발에 대한 욕구와 스태미나가 강력하였습니다. 작은 피쳐이지만 신속하게 만들고, 책임을 지고 끝내려 하고, 자고 일어나면 더 되어있고. 계속해서 질문하고 피드백을 구하고.

성장을 부르는 팀원

호원님과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의 하나는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도 이거 하면 안될까?

우리도 해커 뉴스에 올리면 안될까? 기자한테 보내보면 어떨까? 팀이 단체로 해커쏜에 나가보면 어떨까? 레딧에 내가 글을 써보면 안될까? 등등.

헬로머니에 대한 피드백을 듣고 싶어하고, 반응을 보고 싶어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고 사용해 주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계속해서 제안을 하는 것입니다.

파운더 입장에서는 지금 일손이 모자르고 거기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는데, 아직 기능도 제대로 없는데 보여주기 두려운데, 섣불리 어디 올렸다가 홍보글처럼 보여서 차단이라도 먹으면 큰일인데… 등등 염려도 앞서고, 과반수 이상의 경우 이래서 지금은 안된다든가, 이런 조건이 충족되면 그때 하자든가, 하고 설명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호원님의 저 앞뒤 재지 않는 추진력이 여름 내내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호원님이 세가지를 제안하는데 솔직히 다 반대하기도 힘들고, 우리가 생각 못했던 부분이나 방법을 제안할 때는 반갑고, 자원해서 홍보나 마케팅에 나서 줄 때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레딧, 해커 뉴스나 프로덕트 헌트에 올리게 된 것도 호원님의 영향이 꽤 컸습니다. 덕분에 팀 전체가 정성적인 좋은 반응을 경험하고 트래픽을 유도하여 헬로머니가 얼마나 유용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가 조금씩이나마 알아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호원님은 이것 저것 걱정하지 않고 ‘일단 해보자’는 정신이 강한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인턴쉽을 시작하기 직전에 만든 크롬 브라우저 플러그인 Instant Music이 히트를 쳐서 헬로머니보다도 훨씬 더 많은 사용자수를 자랑하였고, 홍보를 직접 해보면서 서비스를 키우는 재미를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사용자로부터 기부를 받아서 무려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이.)

여러 분들과 일을 해보고 조금씩이나마 서비스를 키워본 경험으로는, 분야와는 무관하게 호원님처럼 성장을 부르는 팀원들이 따로 있습니다. 그들의 특징은:

  • 사용자에게 관심이 있다: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서비스의 본질을 이해한다.
  • 서비스의 성장을 즐긴다: 남의 스토리에 탐닉하거나, 더 나아가 직접 만들어서 키워본다.
  • 심리적 장벽이 낮다: 우선 만들어 보고, 우선 해보고, 우선 보여줘 보고, 우선 물어보면서 배운다. 리젝션을 먹어도 다르게 또 시도한다.
  • 성장이라는 문제를 풀기 위한 해결을 강구한다: 스스로 마케팅을 하거나, 사용자를 부르는 피쳐를 골라 개발하려 하거나, 내가 다른 일을 해치움으로써 남이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헬로머니를 보면서

여기도 이걸 하면 좋을 텐데.

내가 이런걸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은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신아름님께 연락 주세요.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