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Lab80’s daily journal from our trip to the SF Bay Area to test prototypes of Hello Money. See all entries.

21일간의 출장동안 우리팀이 이룬 성과는 무엇이 있을까요?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이 글을 씁니다.

시차의 장점을 살린 원격 협업

유저에게 보여주지 않고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란 쉽지 않습니다. ‘유저가 좋아하는 서비스’가 좋은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되도록 자주, 빨리 유저에게 보여주어 문제점을 찾고 고치는 게 바람직합니다.

2주라는 제한된 시간동안, 최대한 유저에게서 많은 피드백을 끌어내는데에는 이번의 원격 협업이 의외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결국 ‘원격 협업이 가능한가’의 질문에 대해 ‘원격 협업이 더 유용하다’라는 대답을 가지고 돌아온 셈입니다.

<스카이프 회의를 통해 디자인하기>편에서 설명드렸듯이, SF팀이 낮에 인터뷰를 하고 저녁에 회의를 통해 서울팀과 내용을 공유하고 토론하여 수정/발전 방향을 잡은 다음, 밤에는 인터뷰에서 발견된 버그들을 수정합니다. 그리고 다음 인터뷰를 위해 잠을 자는 사이, 서울팀이 해당 사항의 목업 파일을 완성시킵니다.

이는 작은 문제로 인터뷰 흐름을 방해받지 않고 유저가 빠른 시간내에 value proposition을 확인하고 관련된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실제로, 초반 유저들에게 혼란을 주었던 ‘타임머신’ 기능을 코드 단계에서 수정하기 전에, 해당 기능을 수정한 목업을 받게 된 이후부터는 인터뷰 흐름이 끊기는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프로토타이핑에서 Closed Alpha로

서비스가 기능면으로는 완성된 상태더라도, 테스트 유저가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에 수긍하지 못하면 의미있는 피드백을 얻기 힘듭니다. 그들도 진정한 의미의 유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두번째 인터뷰에서는 유저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추천 펀드가 제대로 검색되지 않아 사실상 서비스의 첫 단계인 Dashboard에 관련된 피드백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가려운 곳을 긁으면 “그래 맞아 거기야!” 라면서 이곳 저곳을 가리키는 것처럼, 유저의 문제점과 서비스의 밸류가 겹치기 시작해야 ‘어떤 부분이 보완된다면’ 구매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피드백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리고 더 날카롭게 value proposition이 다듬어졌습니다.

Feedback session

프로토타입 JYP는 ‘fix your portfolio’라는 단순한 value proposition을 가지고 만들어졌지만,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부터 자산운용사를 고용한 투자자와 완전히 혼자서 투자를 관리하는 투자자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가치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이들은 투자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자신감이 각기 달랐고, 이는 각자 다른 방향의 해결책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야후 파이낸스를 뒤적이면서 엑셀에 일일이 수치를 복사하고 함수를 걸어야 겨우 볼 수 있었던 포트폴리오의 상황을 한번에 보여주자 사람들의 반응에 생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불의사를 동반한 구체적인 피드백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 “주식 버전을 만들어 줄 수 있나요? 한달에 2만원 정도 내고 쓸 생각이 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포함한 전체 포트폴리오의 상태를 요약해줄 수 있나요?”

“추천 펀드의 구입 타이밍을 메일로 알려줄 수 있어요? 1년에 50달러를 내겠어요.”

“포트폴리오를 교체하고 싶어요. 세금이랑 수수료 문제를 알려줄 수 있나요?”

“이걸로 내 재무 설계사를 감사하고 싶어요”

등등. 사소하게 여겼던 부분들에 칭찬과 피드백이 쏟아지면서 하나의 독립된 VP가 다듬어집니다.

성과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결국 MVP customer를 찾는데에 성공하게 됩니다. 당장 다음주에 직장을 바꾸는 인터뷰이가 401k(직장연금) 선택을 이 툴을 통해서 하고 싶다고 합니다. 단순한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실제로 유저에게 가치를 제공할(그것도 은퇴할때까지…) 기회를 얻게 된 셈입니다.

당장 프로토타이핑에서 벗어나 제품 수준의 서비스를 기획하게 되자 신경을 써야 하는 문제들의 레벨이 달라졌습니다. 당분간 또 치열하겠지만, 다음 피드백이 정말 기대되는데요. 어디 또 이직하는 사람 없나

내가 배운 점

자 이제는 샌프란에서 일하면서 제 개인적으로 배운 것들입니다. 

Don’t work hard. Work smart.

처음으로 체험한 리모트워킹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일반적으로 능률이 아침부터 서서히 올라가 점심때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것과 달리, 팀의 누군가가 항상 깨어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잠들지 않고 계속 성장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원활한 성장을 위해서는 평소보다 더수준 높은 태스크 밸런싱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저는 진짜 태스크 밸런싱이 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는 문제 하나를 가지고 계속 물고 늘어질 수 있었고 필요하면 퇴근 후 시간도 투자할 수 있었지만, 여기서는 단순한 working hard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낮에는 인터뷰, 저녁에는 회의, 밤에는 코딩으로 매 시간마다 필요한 결과물이 달랐고, 제 성과는 절대로 투입시간에 비례하지 않았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습니다. 대신에 문제를 파악하고, 카테고리화 하여 잘게 쪼갠 뒤, 순간적인 상황에 맞추어 팀 전체의 능률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해야 했습니다. 판단 착오나 실행 미스는 병목현상으로 이어져서 팀 전체의 퍼포먼스를 떨어뜨렸습니다.

Fat-free communication

초반 스카입으로 이뤄지는 데일리 싱크는 저에게 상당히 어렵고 어색해서 마치 가면을 쓰고 하는 대화같았습니다. 저는 5일째 되는 날 그 차이를 깨달았는데, 리모트싱크는 비언어적(non-verbal) 대화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다면 누군가가 하루종일 꿀꿀한 표정으로 일하는 것만 보고 뭔가지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지만, 리모트 싱크에는 그런 컨텍스트가 없기 때문에 의사 소통에 더 많은 제약이 따랐습니다. 그래서 리모트 싱크에 가장 바람직한 커뮤니케이션은 이런 비언어적인 부분까지 명시적으로 바꾸어버린, 마치 삶은 닭가슴살 같은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오늘 회의는 좀 퍽퍽한데?

Canned chicken breast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자연스럽게 리모트 데일리 싱크에는 두 가지 표현만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완료’와 ‘진행중’. (Done/In Progress)

제일 좋은 것은(당연히) ‘완료’이고, ‘진행중’의 경우에는 간결한 상태 요약이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아직 30%정도 밖에 끝내지 못했어. 내 예상으로는 최소 3일이 더 걸려야 끝날거 같은데, 지금 이거 말고 또 다른 급한 것이 있어?” 정도로 표현하고, 이외의 ‘Fat’한 부분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식입니다.

오히려 사소한 뉘앙스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편하게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결국 자기 전에 생각하는 것은 ‘오늘 얼마나 성취했는지’ 이기 때문입니다.

자주, 시각적으로 서로를 업데이트

가치있는 대부분의 일은 ‘처음으로 하는 일’이고 따라서 ‘어떻게 하는지 모르면서 해야하는’ 딜레마가 따라붙습니다. 그리고 한 두번의 시도로 문제를해결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며칠마다 모든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프로그레스를 관리해야만 했습니다.

프로그레스 관리에 있어서는 이번에 실패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데이터를 ‘Perfect or Garbage’의 바이너리한 관점으로 다루어왔는데, 이러한 방법은 하루 하루가 인터뷰-싱크-디버깅/개발로 숨가쁘게 돌아가는 일정에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보다는 작은 업데이트마다 그린 데이터베이스 벤다이어그램을 공유해서 팀원들로부터의 피드백을 통해 필요한 부분만을 먼저 수정하고, 또 팀원이 저의 진행상황을 반영해 개인 일정을 관리하도록 돕는 편이 바람직했습니다.

당장 3분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 분명히 한번 이상 실패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실패는 실망스러운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실패를 관리하지 않는 것은 프로페셔널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팀원들이 각자 프로그레스를 관리하는 데에도 유용하고, 또한 도움을 받기에도 더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Dumb to great

다행인 것은, 이번 인터뷰 경험을 통해서 추상적인 과업을 실행하는 방법에 대해 작은 발견을 했다는 점입니다. 제가 이름을 붙인 ‘Dumb to Great’는, 위대하고 복잡한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우선 별도의 해석이 필요없는 아주 바이너리하고 단순한 첫번째 서브 골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터뷰를 끝내주게 한다’는 위압감 넘치는 과업을 수행하는 첫걸음으로, 저는 ‘인터뷰를 세번 멈춘다’는 아주 사소한 목표를 세웠고 곧 유저에 대해 세운 가설을 확인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 프로세스에서 보면 그 서브 골은 아무 것도 아니지만, 하나를 배운 바보는 다시 조금 더 나은 다음 서브 골을 설정해서 두개를 배운 바보가 될 수 있고, 곧 목표에 근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On Berkeley camp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