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5 - ESL의 고충 3편: 소소한 성과

또 나는 여기에 묻혀서 투명인간이 되어버리는 것인가...!

This is Lab80’s daily journal from our trip to the SF Bay Area to test prototypes of Hello Money. See all entries.

안들려요 #3 - 안끼워주면 내가 낀다

커스토머 인터뷰가 반복되면서, 마이클의 인터뷰 플로우는 거의 완벽해져 있었습니다. 그에 맞추어 제 역할도 성장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보충 질문을 통해서 기여해왔지만, 이젠 보충 질문이 필요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루카스와의 인터뷰동안 저는 머릿속으로 다음 레벨의 기여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지금까지 인터뷰이들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포트폴리오 상태 요약 - 문제펀드 지적 - 대체펀드 검색과 교체로 이어지는 데모 흐름에서, “난 게으른 투자자” 유형이 클릭 한번으로 끝나는 펀드 교체에 큰 매력을 느끼는 반면, “난 똑똑한 투자자” 유형은 자동 추천보다는 검색 기능에 더 큰 매력을 느끼면서, 자신이 더 보고 싶은 데이터와 시각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JYP가 “포트폴리오 최적화”라는 하나의 단순한 밸류 프로포지션을 가지고 개발되었는데도, 여전히 더 세분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꽤 흥미로웠습니다.

루카스는 “난 똑똑한 투자자” 타입에 속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변수로 구성된 투자 멘탈 모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패턴이 보이자 머릿속에 확인하고 싶은 가설이 떠올랐습니다.

자신의 투자 원칙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몇개의 수치만을 신경쓴다.

그런데 아뿔사, 어느새 인터뷰가 마무리되고 개발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가 전환되었습니다. Django pdb로 시작한 유닛테스트 이야기는 Jasmine spec과 Browser stack등으로 이어집니다. 저도 한 너드 한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실리콘밸리 레벨에는 한참 모자라는 듯 합니다. 제가 초조해 하는 사이 둘은 무척 행복해보입니다. 계속 심각해보이던 루카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또 나는 여기에 묻혀서 투명인간이 되어버리는 것인가…!

Invisible man

“어떻게 끼어든 대화인데… 이제 뭔가 좀 물어보려고 했더니…” 대화가 경지에 이를수록 더 초조해집니다. 어떻게든 가설을 확인해보고 가겠다는 강한 열망은 두리뭉실했던 질문을 날카롭게 다듬습니다.

저는 두 사람이 보던 말던 종이에 루카스의 투자 멘탈 모델을 그리고 질문할 것들을 정리해 적어넣었습니다. 마이클이 ‘Shall we?’라고 말하며 대화를 마무리짓는 순간, 저는 ‘Can I ask you more about your investment strategy?’라고 말하며 다음 스케쥴은 개나 줘라 일어나는 루카스를 앉히고 준비했던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당황한 루카스는 차근차근 자신이 왜 인덱스 펀드에 주로 투자하는지 설명해주었습니다. 루카스는 단순화된 조건에서 가능한 모든 옵션을 확인해보는 타입이었고, 마침 그 조건이 우리의 JYP 프로토타입이 제공하는 것과 거의 맞아떨어진 상황이었습니다.

개발로 흘러갔던 대화를 다시 끌어온 것 뿐인데, 뭔가 엄청한 일을 한거 같았습니다. 그동안 대화에 끼어드는 것이 마냥 어렵고 불편했다면, 이젠 그 어려움에 좀 더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대화에 새로 진입한다는 것은, 그 대화의 균형을 깨고 재구성하는 것이니 절대로 편할 수가 없는것 같습니다. 이야기하고 싶은 포인트를 아주 구체적으로 잡고, 짧고 단도직입적인 문장으로 순식간에 상대방을 제 프레임에 밀어넣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인터뷰가 아니라 전투를 치르는 느낌마저 드는군요.

Haus
Cheers at Ha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