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Lab80’s daily journal from our trip to the SF Bay Area to test prototypes of Hello Money. See all entries.

마이클님, 준희님 두사람이 미국 현지의 사용자들로부터 프로토타입 피드백을 받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떠났습니다. 준희님에겐 첫 미국 방문이고, 첫 출장입니다. 출장에 대해서 능동적으로 생각하기를 바라며 아래 조언을 드립니다.

출장기간: 2013년 11/10-29

미국 출장은 기회이자 테스트입니다.

미국 출장에 팀원이 동행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비용에 대해 엄격한 스타트업의 기준에서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한달 기준 한국에서 팀원 1인당 들 돈의 3배 이상이 쉽게 들어갑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비용은 돈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에 익숙치 않은 팀원들이 일상적인 활동에 적응하는데만도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한국에서 자기 일을 잘 할 시간에 미국에선 길 찾느라, 음식 주문하느라, 관습을 잘 몰라서 헤매다 보면 하루가 다 갑니다. 미국에 더 익숙한 파운더나 일부 팀원들이 갑자기 어려움을 겪는 팀원들을 돌보느라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도 상당합니다. “기회비용”이 높은 것입니다.

VC나 엔젤 투자자처럼 중요한 미팅이 아니라 일상적인 미팅을 하나 가는것도, 사용자를 만나 테스트를 하는 것 하나만 해도, 언어와 관습에 어색한 팀원과 함께 하는것은 리스크가 큽니다. 상대방이 어색해할 수도 있고, 팀원의 모습이 미국 기준으로 프로페셔널 하지 않기 때문에 테스트나 미팅의 결과가 안좋아 질 수도 있는 것이 인지상정이죠.

결국 팀원들도 스스로 느끼는 어눌함, 어색함, 또 마이너스 효과 때문에 사기가 떨어지고 우울해지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출장이나 파견을 온 한국 분들을 많이 만나봤거든요. 장기적으로 침체되는 분들도 많아요.

그럼 이런 비용과 리스크를 무릅쓰고 왜 팀원에게 미국 출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일까요?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을 상쇄할 정도의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즉 여러분이 미국 출장을 가겠다고 할 때는 “이 모든 비용과 리스크를 상쇄할 정도의 효과를 내고 눈에 띄는 성장을 하겠다”는 동의를 하시는 것입니다.

출장은 포상휴가가 아닙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세요.

“스타트업 팀원에게 미국 출장은 포상휴가가 아니라 테스트이자 기회입니다. 출장 동안 스스로 어떤 실험을 해보고 어떤 성장을 할지 실질적인 준비를 해야 합니다.” Click to tweet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일 수 있고 성장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 구체적인 조언을 몇가지 드립니다.

미팅에서 가치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시리어스한 미팅이건, 캐주얼한 자리이건, 카페에서의 간단한 조우이건, 이것은 미팅이고 내가 이 자리에 초대된 이상 존재의 이유를 증명해야만 한다는 자세로 임하세요.

‘난 주니어니까, 파운더가 아니니까 미소만 짓고 있어야지’는 개뿔이고 병크입니다. 미국에서는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미팅 자리에 있을 권리가 없어요. 존재감이 없는 멤버가 와서 앉아있는건 우리 팀의 인상도 깎아먹을 뿐 아니라 미국 생태계 기준으로 여러분의 장래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내 이름을 똑 부러지게 소개

여러분의 한국 이름은 미국에선 외계어입니다. 한번 말한다고 알아듣지도 못하고 외우지도 못합니다.

  • 필요하다면 영어 철자를 적어서 보여줍니다. 명함을 주든가.
  • 아이돌 그룹이 자기소개하듯 기믹을 하나 준비해도 좋습니다. 그치만 다 큰 성인이 귀여운척 하면 거기선 에러입니다. 제 경우에는 “열쇠로 문여는 시늉 (key) + 손가락 하나 (one->won)”을 씁니다. 뭐 더 좋은거 없나?

목소리를 평소보다 50% 더 크게

한국 사람들은 영어로 말할 때 자기 발음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볼륨이 문제입니다.

  • 한국 사람들은 영어로 말할 때 20%, 외국에 나갔을 떄 20% 씩 목소리가 작아집니다. 두 팩터가 합쳤을 때 원래 목소리의 64% 밖에 안남습니다. 무조건 볼륨을 높이고 봐요.
  • 내가 말할 때 마다 상대방이 미간을 찌푸린다거나 상체를 구부리면 내 말이 안들리는 겁니다. 이것도 한두번이지 나중엔 저사람들도 인간이라 그냥 여러분 말을 무시하게 됩니다. 힘들잖아요.

내 소개를 분명하고 흥미롭게

친구가 되자고 만난게 아니라 팀의 일원으로 만난것이라면 내 이름 뿐 아니라 팀내 역할을 분명하게 언급합니다.

  • 역할: 나는 이 팀에서 어떤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 배경: 내 백그라운드는 뭔데 어떻게 이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 희망: 오늘 미팅에서 (또는 이번 미국 출장에서) 이런 걸 보고/알고 싶어서 왔다

기본사항만 잘 짚어줘도 좋고, 약간 자신감이 붙으면 내가 흥미로운 사람으로 보일 수 있도록 소개하려면 어떻게 할까, 고민해보시길.

각 미팅마다 최소한 2-3번 발언

발언이 특별히 현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1. 간단한 질문 하나: “Have you been to this cafe?” “How do you know each other?”
  2. 잘 못 들은 부분에 대해서 다시 말해달라거나 설명을 요구하는 것 한번: “Sorry I missed it. Can you say that again?” “I didn’t understand that part. Can you explain again why X is Y?”
  3. 그리고 자기 의견 또는 남의 의견 재요약 한번 정도면 충분합니다: “I agree X is Y” “So you mean X is Y, it makes sense”

대화가 뒤로 갈수록 못알아들은 부분이 쌓여서 참여가 힘들어지므로 미팅 초기에 1)과 2)번을 해결하는게 좋습니다.

미팅 노트 작성

미팅을 해 보면 알겠지만 주고받는 내용의 반도 이해 못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한국 기준으로 이해했다고 생각했을지라도 알고 보면 반도 못알아들었거나, 반대로 들었거나, 미국 기준만큼 분명/구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했을 확률이 거의 100%라고 볼 수 있어요.

이럴 땐 이해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굳이 같이 미팅을 갔는데 말도 한마디 안하고 멍하고 앉아 있거나, 테이블에서 주고받고 있는 내용조차 능동적으로 흡수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파운더 입장에서 열받는 일입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비용은 분명한데 효과는 안내고 있잖아요.

  • 미팅마다 “이구역의 서기는 나야” 라고 생각하고 필기를 하세요.
  • 미팅이 끝나고 팀원들에게 내가 이해한 부분이 맞는가, 확인을 해봅니다. (틀릴 경우가 많습니다)
  • 이해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합니다.

최소한 미팅 후에 이런 얘기가 오갔다, 라는 것은 팀 내에 공감대가 일치되어야 할 것 아닌가요? 당연한 소리 같지만 그때 그때 기록하고 이해하려 들지 않는 게으름으로 인해서 팀이 나중에 서로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하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미팅 후 나의 의견 내기

미팅을 이해하는게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굳이 초대한 것은 여러분이 미팅 내용을 알게 됨으로서 팀이 현 상황에 대해서 통일된 관점을 가지게 되고, 여러분이 제공할 수 있는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미팅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위에 말한 대로 못알아들은 내용이 있나 서로 점검하고
  • 나의 관점을 표현합니다: 상대방의 말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저 사람 말을 고려했을 때 이렇게 하는게 맞지 않나? 등등.

여러분이 참여함으로서 플러스 요인이 되라고 동행한 미팅인데 음료수만 소비하고 나오면 파운더 입장에서는 앞으로 더 기회를 주고 싶지 않겠죠? 반대로, 요청하기도 전에 이런 의견을 능동적으로 낸다면 파운더 입장에서도 고맙고, 앞으로도 더 많이 동행하고 싶을 것입니다.

일상적인 미팅 노트 중 하나

출장 동안 자신의 변화를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갑자기 환경도 바뀌고 어려운 점도 많지만, 한편 출장은 평소의 쳇바퀴 일상에서 벗어나 계단식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대단한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감흥 없이 멍하게 지나치지 말고, 의식적으로 관찰하고 표현하세요.

  • 매일 사진을 찍으세요. 그냥 주변 환경이나 생활도 좋고, 일에 관련된 것도 좋습니다. 찍은 사진을 매일 있는 Sync (Stand-up) 미팅에서 보여주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공유해주세요. 함께 출장중인 팀원들 뿐 아니라 원거리로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 팀원들의 사진을 구글 드라이브나 드롭박스의 한 폴더로 모아 놓으면 나중에 훌륭한 앨범이 됩니다.
  • 하루가 끝나면, 또는 하루를 시작할 때 일어난 일, 오늘의 잘 된점이나 배운 점, 느낌 등을 글로 기록하세요.
  • 매일, 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모아서 팀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올리면 팀의 싱크 및 홍보 효과가 상당히 큽니다.
  • 팀과 공유하는 것 이외에 스스로의 저널이나 기록을 통해 매일 일과 생활에서 느낀 도전이나 보람, 성취에 대해 기록하세요. 스스로의 성장을 객관화하고 스토리화 하는 연습은 커리어 성장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출장 블로그 하나: 플리토

Flitto 블로그: 런던 Springboard 억셀러레이터에 참가했던 90일동안의 기록을 블로그로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개발자 이승우님이 아래 해주신 말씀처럼 이는 팀 전체의 분위기, 가치관을 생생히 전달합니다.

회사 창업부터 90여일에 걸친 이야기가 블로그에 매일 연재되어 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회사를 시작하게 됐는지, 세명이란 인원이 어떤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매일을 보내왔는지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선택을 해왔는 지 공개되어 있다. […] 블로그 내용 중, “행복해 지기 위해서 하는 일. 그 과정또한 행복해야 한다” 라는 대목이 기억에 남았음. 블로그가 없었다면 판단에 큰 영향을 미쳤을거라 생각함.

승우님은 결국 플리토 팀에 합류하셨으니, 이런 기록이 결국 구인과 팀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장 블로그 둘: Buffer App

버퍼는 12명짜리 팀이 무려 8개국에 흩어져 있는 구조였습니다. 팀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년에 세번씩 한자리에 모입니다. 그럴때 마다 왜 그곳에 가고 무엇을 배웠는지 블로그를 통해 공유합니다.

결론: 준비가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의 팀원으로서 미국 출장은 포상휴가가 아니라 테스트이자 기회입니다. 출장 동안 스스로 어떤 실험을 해보고 어떤 성장을 할지 실질적인 준비를 해야 합니다.

파운더들 또한 출장을 다녀오면 공항사진 음식사진 몇 장 올리고 끝낼것이 아니라 팀 전체가 일상을 벗어나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생각해야겠습니다. 모든 팀원들이 비용 vs. 기회에 관한 객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각자의 성장, 팀의 성장을 위한 노력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제공하도록 해야죠.

저희 Lab80에서도 위의 분들께 영감을 받아서 이번 출장부터 저희의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