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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보이는게 만리포 해수욕장!

얼마나 일찍 여행을 계획했나?

3-4일 전에.

갑자기 훌쩍 여행을 떠난 이유는?

워크샵 사진, 휴가 사진 등을 올리는 스타트업을 종종 보곤 하는데, 우리는 요즘 시간적 여유도 없고 해서 그런 거에 별로 관심이 없었어. 이번 여름에 다들 빡세게 달렸고, 그 대가로 많은 변화와 성취가 있었어. 그러다 보니 몸과 정신이 힘든 것이 사실이야. 우리가 그런 걸 인정하고 쉬는 데 좀 인색한 것 같아. 파운더 둘이 등떠밀려 태안반도로 휴가를 갔다가

우왕 죠음! => 팀원들도 바닷가에서 맛난 해산물 먹고 쉬어보면 좋지 않을까 => 그럼 팀원 모두 여기 데려오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 팀에게도 제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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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앞 바닷가에서, Michael

며칠 동안 여행을 다녀왔나?

겨우 2박 3일이었음. 게다가 마지막 날엔 2시쯤인가 서울에 도착해서 일찍 헤어졌다.

태안에서 뭐 하고 놀았나?, 음주, 가무, 스포츠, 식도락, 휴식 (1-5로 답해줘)

  • 음주: 2 (저녁 먹을 때 맥주랑 전통주 이런 거 곁들여서 먹음. Kay가 선물로 준 와인도 한 병 마셨음.)
  • 가무: 4 (해변가에서 떼창, 준희 님과 우진 님의 콘서트,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문 열린 읍내 노래방을 기어이 찾아 투어 성공!)
  • 스포츠: 1 (휴양림 가서 한 시간 정도 등산 비슷한 산책을 함. 갯벌에서 호미 들고 조개를 캠.)
  • 식도락: 5 (화려한 건 아니지만 푸짐하게 먹었음. 첫째 날은 수산물 직판장에서 조개랑 새우랑 사 와서 해물 바베큐 해먹고, 둘째 날은 간장게장과 대하장을 잘하는 맛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고, 셋째 날은 아침에 펜션에서 남은 음식 재료로 한 상 차려 먹었음. 결론은 맛있고 신선한 해산물을 많이 먹음. 매 끼니 마다 게가 나와서 ‘어머 또 게야~!’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 휴식: 3 (빡세게 다닌 건 아니었고, 또 바다가 보이는 펜션에서 2인 1실로 침대 숙박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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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해산물 바베큐 파티

노래방에서는 몇 시간이나 놀았나?

여섯 명이 함께 두 시간

여행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은?

준희 님의 Part of Your World (from Disney Animation “The Little Mermaid”) 열창.

가성과 진성을 넘나드는 준희 님의 표현력에 감탄했음. (아름 님은 준희 님의 다음 레퍼토리로 헤드윅을 밀고 있음.) ‘노래를 그냥 부르는 것과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를 알게된 순간이었다고 생각함. 노래방에서 무대책으로 책을 뒤적이는 나나 마이클같은 사람과 자신만의 컨셉을 잡아서 접근하는 준희 님의 차이를 고찰 해보니 뭐든 자기 스스로 이해와 접근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밖에 없었어. 투자도 마찬가지겠지? 호호~

마리아님이 바닷가 벤치에 앉아서 행아웃으로 미팅했던 것.

개발 부분은 잠시 일손을 멈추고 휴가를 가는 것이 가능한데, 커뮤니티 관리나 고객 응대 쪽은 지금 인력으로는 휴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 순간이었어. 50% 정도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함. 지난 몇 달간 마밀레종(Lab80에서는 마리아 님의 사랑과 정의와 희생을 갈아 넣어 만든 종을 에밀레 아니 마밀레종이라고 부릅니다.)을 울려가면서 커뮤니티 일을 키워왔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앞으로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한 형태로 만들지 고민해봐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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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낭만적(?)인 행아웃, Maria

비수기의 힘.

처음 만리포에 들어가는 순간 눈앞에 바다가 있었던 것은 좋았는데, 나머지 풍경은 기대와는 달리 정말 많이 썰렁했어. 11월 초에 갔거든. 비수기라 그런지 식당이고 노래방이고 문을 닫은 상점들이 많았어. 남들이 많이 가는 곳에 가는 것과 남들이 많이 가지 않는 곳에 가는 것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음. 이번엔 뭐 썰렁한 그 자체도 일종의 피쳐(?)라는 생각이 들었어. 바닷가 펜션을 거의 독점하고 나름 오붓하게 지냈거든. 주차는 너무 쉬워서 현기증이 날 정도였고, 갯벌 근처 상점에서 와플을 사 먹으니 조개 캐는 도구는 무료로 그냥 빌려줬어. 흠흠. 앞으로 회사 행사는 비수기를 많이 이용해 보도록 할게.

펜션에서의 아침 식사.

우진 님과 준희 님이 떠나는 날 아침 식사를 멋지게 차려주셨어. 그냥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수준이 아닌 어떤 식사로 아침을 시작하면 좋을까라는 고민 끝에 결정된 메뉴 선택에 감동 받았어. 지난밤에 먹고 남은 매운탕에 우유를 넣은 불닭 볶음면을 함께 말아 먹는 게 나름 맛있더라. 두 분 다 코딩하는 모습만 보다가 이렇게 고심(?)하면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에는 잘 몰랐던 두 분의 세심함과 헌신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어.

아름 님의 경우 매일 아침 일찍 힘찬 모습으로 출근하시길래 잘 몰랐는데, 자고 일어났을 때 좀 더 낮은 에너지라는 것도 알게 됐고 크크크. 다들 회사에서 부여되었던 역할이 있는데 그것에서 좀 벗어나서 다른 모습을 보게 되니까 좋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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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아침에는 게가 들어간 해물탕에 불닭 파스타를 먹는게 정상 아닌가요?

갯벌의 무시무시한 생존극.

다들 해변에서 빈둥빈둥 거리다가 양동이 들고 조개잡이 비슷한 것을 시작했는데, 뜻하지 않게 한 편의 드라마를 봤어. 갯벌 속에서는 손톱만한 수천 개의 생물이 엄청난 드라마를 펼치고 있었어. 살육과 협력, 피신, 성장, 모든 것들이. 나름 클로즈업해서 보면 엄청난 액션 영화였을 걸. 나는 갯벌의 작은 웅덩이에서 벌어지는 드라마를 보면서 Eames 커플이 제작한 Powers of Ten이라는 유명한 단편 영상(디자인 쪽 공부한 분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만한 영상이야.)이 생각났어. 상대적인 시점과 스케일의 규모에 대한 상념으로 내 의식이 흘러가더라구. 음. 결론이 이상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스케일을 더 키워야겠다’라는 느낌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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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삶의 현장, 갯벌에서 조개캐기

음. 태안 여행기를 요약하면, 회사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쪽으로 스케일과 인력을 키우자. 중간중간 비수기를 이용해서 서로에게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많이 발견하도록 하자. 그때그때 가능하면 컨셉을 가지고 접근하자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