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맞이하여 Lab80 프로필 촬영을 하였습니다. 다들 일할 때와는 달리 모델급 포스를 풍기셨다는 후문이(…) 각설하고, 프로필 사진과 팀원들 저마다 느꼈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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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전해라(feat. 우진님 스웨터)

우리 옷을 바꿔 입히시는 걸 보고 인생에 회의를 느꼈음. 자기가 준비해온 옷을 입은 경우가 거의 없었다. 디하문 분(스타일 리스트)들의 지시에 따라 옷을 서로 바꿔 입었다. 우진 님 옷을 마리아 님이, 내 옷은 아름 님이 입고, 메이크업 선생님 옷을 제니 님이 입고(…) 각자 나름 컨셉을 세워서 가져온 옷들이었는데 전문가의 안목은 우리와 완전히 달랐다. 우리가 각자 스스로에 대해서 가진 이해도, 특히 이미지/스타일에 대해서 가진 이해가 말짱 꽝이라는 것을 깨닫고 참 인생 헛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로, 연예인만 하던 스타일링을 많은 일반인이 필요로 함에 따라 앞으로 이쪽에 많은 사업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자들이 촬영용 화장을 하니까 무서웠음. 남자들이 화장하는 것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덩치도 있고 전체적으로 굴곡이 강한 남자들이 화장을 카메라용으로 세게 하니까 좀 무섭더라. 무속인이나 전사 같은 느낌. 이런 분들이랑 같이 옆에서 코딩하긴 좀 무섭지 않아?

준희: 기원 님은 이제 약간 모델 포스가 난다. 카메라야 와라! 이런 느낌이랄까. 보통 대부분의 사람이 사진을 찍을 때 사진사의 첫 번째 목표는 ‘어색하지 않게 만들어주기’인데 그런 목표는 이미 옛날에 끝남.

윤정: 2NE1의 동안 담당 산다라랑 똑같은 머리의 Lab80의 동안 담당 기원 님.

michael
I believe I can fly

메이크업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아마도 마지막일 것이라 믿는다! 메이크업을 해도 내 얼굴이 더는 하얗게 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메이크업을 하니 내 얼굴이 더욱더 하얗게 되어서 마치 뱀파이어 같았다.

나는 포토그래퍼인 윤식공과 주공의 노고에 정말 감사한다. 우리 모두를 정말 최고로 만들어주셨다. 비록 나는 메이크업만큼은 즐길 수 없었지만, 팀원들 모두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는 것은 정말 재밌었다.

준희: 마이클은 “음. 이거 어떻게 하는 거더라?”라는 표정으로 올라가서 모델로 변해서 내려옴. 매번 찍을 때마다 헷지펀드 매니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윤정: 스티브 잡스인 줄 알고 눈 다시 비비고 보니 그제서야 마이클인 걸 알았던 마이클.

woojin
'4' 우진

얼굴에 화장을 처음 해봤는데 꽤나 달라진 내 모습에 적응이 안 됐다. 첫 번째 촬영을 하면서 카메라 앞에 서니 자연스럽게 붙어있던 내 팔과 다리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대로 사진을 못 찍은 것 같았다. 고심 끝에 더 자연스러운 사진을 위해 맥주를 한 캔 비우기로 결심했는데(…) 다 마시고 나니 잠만 오더라. zzz 졸다가 차례가 되어 두 번째 촬영을 하게 됐는데, 어떻게 찍었는지도 모르게 쓱 지나갔다. 그래도 맘에 드는 사진들이 많아서 자랑스럽게 부모님께 보여드렸다. 사진을 보신 어머니께서는 ‘왜 이렇게 뚱뚱하냐’고만 하시더라.(또르르)

그나저나 팀원들의 변화가 하나같이 대단했다. 정말. 왜. 컴퓨터는 이런 변화를 모를까. 조금만 알아줘도 다들 꾸미고 다닐 텐데. 그리고 사진 촬영이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는 걸 알았다. 얼굴에 분칠 좀 하고 머리에 힘 좀 줬으니 신나게 놀아보려고 했으나,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어디 가서 앉자마자 졸리더라.

준희: 우진 님은 왜 진작 앞머리를 까고 다니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스타일 변신이 성공적이었다. 돈 많은 중국 부자 같아 보여서 갑자기 친해지고 싶더라.

윤정: 문 열고 들어오자마자 모델인 줄 착각할 만큼 멋있어진 우진 님.

junhee
미래 어디선가 나타난 듯한 소년 준희

메이크업 룸에 들어갔다 나오니 다들 심쿵!하도록 멋지고 아름다워진 모습으로 나타나서 적잖이 놀랐습니다. Lab80에서 프로필 사진을 찍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였는데요. 저는 마크 주커버그의 365일 회색 티셔츠 이야기에 동의하는 편이라 멋 부리는 것보다 편하게 입고 출근하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조금은 꾸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뒷이야기. 모두 멋지게 변신한 그 날, 집에 가서 샤워하면 풀릴 이 마법이 아까워 한파에도 불구하고 “뭔가 화끈하게 놀아보자!”라고 의기투합했으나… 평소에 놀아보질 않아 그냥 같이 맥주랑 커피나 한 잔 마시고 집에 옴. (또르르)

윤정: 언제나처럼 개구장이 같이 포즈를 창의적으로 만들어내시는 준희 님.

아름: 카메라 앞에서 놀(?)줄 아는 준희 님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시간. 망토를 휘날리며 촬영장을 휘어 잡았던 준희 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함.

jenny
사자 머리를 감춰보고 싶어요. 응?

단, 두 마디. 사자 머리. 한국에서의 첫 촬영에서 사자 머리를 하게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프로필 촬영이라기에 모든 것을 비지니스 캐주얼에 맞춰 생각했었다. 심플한 가디건, 하이힐 몇 켤레(이 하이힐은 촬영할 때 다른 팀원들도 신었다. 하핫!) 그리고 매우 단조로운 포즈들을 준비 했었다. 놀랍게도 스타일리스트는 내게 사자 갈기를 달아주고, 포즈도 좀 더 뾰로퉁한 표정을 요청했다. 촬영은 매우 신나기도 하고 흥미진진했다. 다행스럽게도(?) 몇몇 사진은 나답게 나왔다. 사진 속의 사자 머리는 영원히 기억 될 것 같다.

준희: 제니도 그냥 모델 ㅇㅇ

아름: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더욱 예뻤던 제니! 카메라 앞에서는 어색해했지만, 셔터가 눌러지는 그 순간 카리스마 작렬!

yunjung
유후~

스타일 리스트팀과 포토팀은 매우 어마어마한 일을 해냈다. 모두를 카메라 앞에서 멋질 수 있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팀 전체 사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다. :) 나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모든 멤버의 다른 제각각 다른 모습을 보는 것은 너무 너무너무 재밌었다.

예전에 연극 동아리에서 농염한 여주인공 역할을 소화하려고 일부러 야한 영화(‘하녀’였는데, 전도연이 유혹하는 게 아니라 이정재가 유혹하는 게 더 많아서 별로 도움이 안됐다.)를 찾아봤을 정도로, 섹시와는 거리가 멀고 섹시한 걸 어려워했었다. 근데! 촬영을 시작하자마자 디하문 측 스타일 리스트님이 ‘섹시하게 가자!’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전날 밤 거울을 보고 열심히 웃었던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카메라 앞에서 얼어서 윤식공을 힘들게 해서 아쉬웠다. ㅠㅠ 카메라 뒤에서 구경하고 있는 다른 Lab80 동료들이 유난히 낯설어 보이고, 그러다 보니 정작 카메라 앞에서는 덜덜 떨었다.

하지만, 남들을 구경하는건 너무 재미졌다. 다들 평소와 너무 달라 보여 다시 사랑에 빠졌다고 전해라~

준희: 윤정님은 머리 스타일링 하고 드레스 입히니 갑자기 홍대여신으로 변신함. 그날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준 사람. 깜짝 놀랐습니다.

아름: 윤정 님의 맑고 큰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촬영장.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가 한층 더 밝아졌다. 하지만 사진 속의 윤정 님은 섹시섹시!

maria
Feel free!

카메라 앞에서 촬영한 경험은 특별히 없었지만, 사춘기를 지나면서부터 사진 찍는 일을 즐기지 않았다. 그래서 사진을 찍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 일에 속했다. 프로필 촬영이 결정되면서, ‘좋아하지 않는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당장 하기보다는 단순히 그 고민을 미래의 어느 시점으로 미루기로 했었다. (현재의 가치를 미래의 가치로 치환하자.) 그때 가서 하면 뭐든 되겠지.

마침내 촬영 날. 내가 들였던 정성이라고는 원피스 한 벌을 가져온 것뿐. 디하문에서 오신 실력자분들이 이리저리 만져주셨다. 메이크업도 다시 해주시고 옷이 나에게 안 어울리는 이유도 알려주시고. 심지어는 우진님의 스웨터도 빌려 입게 되었다.

아무 생각이 없던 채로 카메라 앞에 섰던 순간. 자연스러운 모습의 나로 있게 되더라. 아주 편안하고 즐거운 촬영이었다. 팀원들의 다른 면을 관찰하는 것도 즐거웠고 어디서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한팀이 되었다는 것도 신기했다. 아무 생각 없이 싫어하거나 낯선 일도 이렇게 접근한다면 재밌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준희: 마리아님은 그냥 모델 ㅇㅇ

윤정: 마치 자기 집 안방 마냥 여유로운 마리아 님.

ahreum
해치지 않아요. 채용 문의는 [email protected]

뵈는 게 없으니 겁나는 게 없다. 사실은 콘텍트 렌즈를 챙겨가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안경을 벗고 사진을 찍게 되었다. 보이지 않지만, 카메라 렌즈가 저기쯤에 있겠거니라고 생각하고 윤식공이 시키는 대로하다 보니 이미 촬영은 끝나 있었다. 나는 엉거주춤을 연발하고 내려왔는데, 팀원들은 자신감 있게 포즈도 잘 취했다며 칭찬해 주었다. 응?

나는 왼쪽 얼굴이 오른쪽 얼굴보다 이쁘다(?) 윤식공이 촬영 전, 사진을 찍히기 선호하는 얼굴 방향이 있냐고 물어봤을 때, ‘그런 거 없는데요’라고 해맑게 대답했다. 그런데 윤식공이 보내주신 사진을 보니 왼쪽 얼굴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왼쪽 얼굴이 오른쪽 얼굴보다 더 이쁜 거로 생각하기로 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 풀꽃

Lab80도 그렇다. 팀 프로필 사진을 찍지 않았으면, 몰랐을 팀원들의 매력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시간이었다. 각자의 모니터 앞에 앉아 열일 모드일 때는 알 수 없었던 매력이 카메라 앞에서는 마구마구 뿜어져 나왔다. 이렇게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일할 때 시너지가 나는 건지도 모르겠다.

준희: 아름 님은 머리에 한껏 뽕을 넣고 안경을 벗으니 뭐랄까 아마조니스? 강한 전사 느낌. 그 뒤로 이메일을 보낼 때 최대한 공손히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읍’니다.

윤정: 안경을 벗어 눈에 뵈는 게 없어 온 몸에서 자신감을 뿜어내시는 아름님.

네네. 팀원들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하핫. 다들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은 것 같지요?

이대로 끝내긴… 조금 아쉽죠? 팀원들의 투표로 뽑아본 이 날의 베스트 모델. 두구두구두구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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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가의 눈에 어떻게 보이든 나는 나로서 존재하리라. by 해탈 Maria

그리고 나름 조신하게 찍은 팀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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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마지막에는 단체 사진이지

그리고 이 한바탕 즐거운 경험을 선사해 주신 놀공의 윤식공과 주공, 디하문의 박공주 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꾸벅~